- 필리핀 1~7일차 @바콜로도-
회사 입사 후에 처음 받은 Refresh 휴가! To Bacolod!!
나름 첫번째 회사, 그리고 첫 Project를 끝내고 맘고생 몸고생을 다하고 휴가를 10일을 받고 떠나게 되었다.
휴가를 갈 곳을 찾다가 마침 개따가 필리핀에 있다는 소식, 게다가 그것도 Bacolod라는 정말 생전 처음 듣는, 여행 책자를 사러갔는데도 나오지도 않는 곳에 있다니, 친구가 없으면 가지도 못할 곳이라고 생각하고 그 곳으로 가기로 결심을 했다. 첫 휴가이니 만큼 정말 뽕을 뽑자는 의미로 금요일 저녁 9시에 출발하여, 새벽 2시에 세부에 또 4시 반에 갈아타 새벽 6시에 도착한다는 말도 안되는 스케쥴을 짜고 떠났다.
칼퇴근을 한 뒤, 공항에서 check-in를 하려하는데 웃긴 일이 벌어졌다. 어디까지 가실꺼냐는 말에 Bacolod 에 간다고 하니깐 네? 하면서 몇번을 묻더니 잘 모르겠다고 짐은 Cebu까지 보낸다고 가서 찾으라고 하신다. 기분은 나쁘고 내가 정말 Cebu Pacific 직원도 모르는 곳을 가도 되나 하는 불안감을 안고 그냥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가장 빨리 가는 시간을 찾다보니 항공사를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 놈의 항공사는 가격이 저렴한 만큼 밥도 안주고 스낵도 안주고 다 시켜 먹으란다.
새벽 1시인가에 Cebu에 도착했다. 정말 새벽이어서 그런지 공항도 조용하고 빨리 다음 수속을 하려고 하는데 아직 멀었다고 3시 반인가 다시 오라고 한다. 아 정말 피곤한데, 어디서 누워서 자다가 팔다리 다 짤리고 발견되는 것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운이 좋아 아무에게 발견되지 않았지만 제 시간에 일어나지 않아 아침 9시에 일어나 비행기 표를 다시 살 생각을 하니, 카페를 찾아 가는게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카페에 가서 그냥 커피랑 사 먹는데 잔돈도 준비 안되어있어서 주지도 않고, 나 참 여행자를 외국인을 여기도 봉으로 보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옆에 좀 늙은 서양인과 어린 필리핀애? 가 같이 있는 걸 보니 나름 다른 생각도 들었다.
하여튼 고생고생해서 그 유명한 Bacolod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러 가는데, 버스를 타고 터미널 이동을 해야하니 돈을 또 내라고 한다. 참 재미 있었던 것은 어떤 사람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는데, 그 주위에 있던 여자애들 그룹이 리듬에 맞추어서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추니 자연스럽게 나도 신이 났다.
아침에 도착하니 다행히 내 친구 상우는 배신을 안하고 나와있었다. 내가 그 정도로 고생을 해서 경우 왔는데 안왔으면 쌍욕을 했었을 것이다. 택시를 타고 창 밖을 보는데, 알수 없는 농작물이 무성히 자라고 있었고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것은 바로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사탕수수” 였다. 할튼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풍경과 점점 불안해지는 이 시골스러움도 있었지만, 쉬기에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각해 보니 난 호텔보다 조금 싸게? 3천원? 아낀다고 친구가 일하는 유학원 기숙사에서 잤다. 젠장.

내가 기억하는 영어학원의 이름이다. 머 사진을 찍을만한 것도 없고 원래 사진을 남기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찍은 고양이 사진, 여기 고양이는 날씨도 더운데 나름 따듯하게 있고 싶어서인지 컴퓨터 충전기나 아답터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나름 귀엽다. ㅋㅋ
이 도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바로 그것이다.
필리핀으로서의 남자들의 로망이 아닌, 운이 좋게 경험한 여행.
친구의 도움?으로 나름 현지인 친구를 알게 되었는데, 웃기긴 한데 좀 지네 맘대로 하는 애들이었다. 어디가고 싶은데 있냐고 해서 정말 나 여기 하나도 모른다고 제발 좋은대로 데려가 달라고 하니, 따라 오라고 하더니 어딘가를 간다. 머 묻지도 않고 그냥 따라만 갔다. 잘은 모르겠다만 나름 멀리 가는거 갔다. 지프니보다 더 큰 버스를 타니깐 말이다. 정말 나름 큰 바콜로도를 떠나 그 옆도시도 지나가 어떤 논밭을 한 2시간인가 갔나???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다.
2시간의 이동 중에 여러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그 중에 가장 머리에 남아있던 내용은 ‘내가 너무 사람을 잘 믿는다고. 만약 너 우리가 이상한대로 데려가서 버리고 오면 어떻게 하냐고. 세부에 가게 되면 그렇게 하면 절대 안된다고 한다.’ 내가 몇 년전 인도에서 한국 여자한테 이야기 한거랑 비슷한 이야기를 내가 듣게 되다니 인생은 역시 모르겠다.
그 곳은 나중에 알게 된 곳이지만 나름 리조트 “Mambukal” 할튼 그곳에서 온천도 즐기고 박쥐도 보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호텔로 돌아가려는데 문제가 발생!! 집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나 정말 집에 가야한다고 난리를 치니 역시 방법은 만들면 있다. 오토바이가 있으니 그걸 매달려서 타고 가면 된다고, 돈만 내면 된다고 한다. 역시??? 어디는 길은 있고, 돈이??? 있으면 뭐든지 해결 가능하다. 결국 나는 2시간 버스타고온 거리를 오토바이 뒷자리에 매달려서 어디로 가고 또 버스 타고 자전거 타고 이렇게 해서 돌아올 수 있었다.많은 여행을 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오토바이 뒤에서 느낀 공기와 밤하늘은 정말 잊기 힘들 것 같다.
해외여행이건 어디 여행이건 현지인을 만나 그들이 하자로 하는대로가 최고다!!!!
(추가) 지금 생각해보니 사진을 제대로 남기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운 것 같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내 친구에게 속아서 계획대로 움직인다는 거짓말을 믿고 왔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래도 현지인 친구 덕에 나름 이 동네 유지 자식들과 좋은 음식점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점이다. 언젠가 할지는 모르겠다만 사업 Source 에 대한 이야기도 한 것 같다. 2억이 손에 쥐어지면 나도 모르게 뛰어들지도 모르겠다.

필리핀의 듣보잡 시골이라도 좋은 술집은 있기 마련. 한국에 있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곳이 있었다. 술도 마니 마시고 좋았던 것 같다.

(추가) 지금은 누구나 아는 음식? 식재료이지만 그 당시에는 깜짝 놀랬던 음식이 있었다. 필리핀에서 캉콩이라고 불린다. 나중에 알게된 것이지만 동남아시아에서 흔하고? 공심채이다. 진짜 대부분의 한국인이 좋아할 것 같은 맛이라고 생각한다. 튀기고 데치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제공된다.


Cebu로 떠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마지막 Bacolod의 모습을 담았다.
내 인생에 이러한 경험을 다시 하게 될지 혹은 이 도시에 다시 오게될 지는 모르겠다. 나이가 들수록 냉정해지고 현실을 알게 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98%정도는 확언할 수 있다. “No!” 라고. 그래서 그런지 그 짧은 1주일이 너무 아쉽고 좀 더 머물지 못하고 더 많은 곳을 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크다. 정말 마지막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사진으로 남긴다.
안녕~!!!
2011.02.25~03.04 바콜로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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